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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外食) 산업 이야기(1)

 

월요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TV를 켜보니 오사카에서도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시작하였다.    "일본 테레비(日本 テレビ )" 방송국의 "슈퍼 테레비 정보최전선(ス-パ-テレビ情報最戰線)" 이라는 것으로,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실들을 심도있게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계속 이 프로를 보다보면 단순히 어떤 현상을 표면적으로만 들추어내어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열정이나 땀, 고민, 슬픔 등까지도 세세하게 파고들어,  어떤 사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의 긴 여로(旅路)를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보여준다.    저녁 9시부터 10시까지 방영되는 내용은 아주 치밀한 편집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박력있는 나레이션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이번(2001.10.15)에 방영된 내용은 "외식 산업의 잔혹한 이야기(外食産業殘酷物語)"라고 해서,  계속되는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외식 업체들의 가격 내리기 경쟁을 다룬 것이다.   여기서 '외식'이란 가족들간의 모임인 '외식'이 아니라, 주로 샐러리맨들의 점심 식사를 의미한다.

현재 일본은 패스트후드점을 선두로 음식에 있어서까지 가격을 내려가며 살아남을 길을 찾고 있는데,   특히 올해(2001년) 들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맥도날드 햄버거의 경우 130엔짜리(약1,300원)를 평일에 65엔(약650원)으로 내려서 팔자(토,일요일에는 130엔),   롯데리아 햄버거는 한 술 더 떠 '매일 65엔'으로 판다고 선전 문구를 내 걸고 있다.

 
 마츠야의 규동과 미소시루

이런 패스트후드점을 경쟁 상대로 대하는 업체가 있는데,    여타 햄버거와 비슷한 가격에  "규동(牛どん )"이라고 해서  불고기와 비슷한 쇠고기덮밥을 먹을 수 있는 "요시노야(吉野家)"와 "마츠야(松屋, 이 가게의 규동 가격은 290엔부터 580엔까지 있다)"란 곳이 있다. 요시노야(吉野家)가 먼저 8월1일부터 기본 분량의 규동 가격을 280엔으로 내리자, 마츠야(松屋)는 미소시루(일본 된장국)도 같이 주면서 290엔으로 가격을 정하여 손님을 끌기 위해 같은 규동 업체나 패스트후드점을 상대로 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런 마츠야가 다시 가격을 내리려는 품목이 있는데 430엔 하는 카레라이스를 맛과 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290엔으로 하려는 것이다.


TV 화면을 찍은 것이어서 좀 어둡게 니왔지만, 요리인이 여러 카레의 향신료를 섞어가며 맛을 만들어내는 장면이다.

그래서 이 프로에서는 그 임무를 부여받은 상품개발부의 요리인(料理人)의 땀 흘리며 거듭되는 카레 만들기 작업을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대충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시식(試食)을 해서 투표도 하고,   사장이 만족스럽다고 인정할 때까지 고민 고민하며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맛의 음식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경쟁에서 지고, 자신들의 미래 또한 같이 죽어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를 쓰고 질(質)은 유지하면서 가격만 내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290엔 짜리 카레라이스가 발매 당일 전국 체인점에서 모두 10만 그릇을 팔았다고 한다.


요리인의 한 마디.

이 카레를 만든 조리인이 체인점에서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나서 하는 말이  "꿈과 같은 이야기를 실제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기획을 세운 사람의 생각대로 그림을 그리는 것..." 이라며 땀과 열정으로 버틴 힘들었던 몇 개월간을 흐뭇해 하였다.  

이런 규동이나 카레라이스의 가격은 우리 나라의  음식 가격과 비교하면 어떤 면에서는 비싸다고 할 수 있으나, 실제 샐러리맨들이 보통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 비용으로 600엔 - 900엔 정도를 지불하고 있으니 여기에 비하면 엄청 싸게 가격을 정한 것이다.

위의 사진은 마츠야의 메뉴들 중에서 뽑아온  것이다. 왼쪽이 이번에 발매된 290엔짜리 카레라이스이다. 우리 나라의 카레는 거의 카레 가루만 들어 있어서 노란색을 띠는데, 일본은 여러 가지 향신료를 넣어서 색깔은 좀 밤색에 가깝다. 그러나 맛은 더 풍부하고 감칠맛이 난다. 가운데는 "쇠고기 야키니쿠 정식"이라고 해서 불고기 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은 580엔이다. 오른쪽은 연어 한 조각 구워서 주는 것으로 가격은 430엔이다. 이 정도로 점심 식사를 하는 샐러리맨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10엔이라도 더 싼 곳이 있으면 몰리기 때문에 가게들은 가격 경쟁에 있어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다음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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