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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사카(松阪) 쇠고기

 

오사카에 가기 전에는 쇠고기 맛을 몰랐다. 고기 보다는 야채나 과일이 좋았고, 어떤 고기가 맛있는지도 몰라서 그저 기름 한 점 없이 시뻘건 고기가 제일 좋은 줄 알았다. 또 고기를 살 때도 정육점에 가서 '불고기 거리, 국거리, 장조림 거리 한 근 주세요'라고 주로 요리 이름으로 주문해 주인이 알아서 썰어주는 대로 샀기 때문에 고기를 유심히 살펴 볼 여유도 없었다. 이렇게 관심이 없던 내가

오사카에서는 처음에 무엇을 사서 어떻게 해 먹어야 할 지 막막했기에 슈퍼에 들어가서는 기본 30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상품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모든 상품이 보기 좋게, 먹기 좋게, 사기 좋게포장이 되어있어서 남의 눈치 안보고 사고싶은 것을 편하게 살 수 있었다. 고기류도 일정 단위로 팩 안에 들어 있는데, 자세히 보니 100g당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대충 100엔부터 1500엔까지(백화점에 서는 3500엔까지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고기의 질이 다름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제일 낮은 가격부터 한번씩 사 먹으면서 고기 맛에 대해 음미하게 되었다.

100엔짜리는 전부 뻘건색,  가격이 오르면서 점점 뻘건 살에 흰 지방이 작은 점 박히듯이 보이는데 이를 시모후리(霜降り)라고 한다. 글자 뜻대로 서리가 내린것 같은 상태라고나 할까... 백화점에서 본 3500엔 짜리는 고기 전체가 허옇게 보일 정도로 작고 촘촘히 지방이 박혀있었다. 역시 지방이 얼마나 박힌 시모후리냐에 따라 맛이 달랐다.그러나 가계 사정상 대체로 100g당 500엔 정도까지만...
이렇게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소위 쇠고기의 브랜드도 여러 가지다.

내가 주로 다니던 3곳의 슈퍼에서는 각각 神戶(코베,兵庫縣), 松阪(마츠사카,三重縣), 飛だ(히다, 岐阜縣)라는 지역에서 사육된 고기를 팔았는데 코베와 마츠사카는 전국적으로 최고의 맛이라고 인정받은 브랜드이다. 우리 나라에도 방영된 일본 만화 '짱구는 못 말려'에서 그 엄마가 선물로 배달된 마츠사카 쇠고기를 보고 아주 호들갑을 떨며 기뻐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마츠사카 브랜드의 소는 실제 兵庫縣 但馬지방에서 생후 7-8개월된 검은 털 송아지를 데려와 三重縣의 宮川, 雲出川 유역에서  2-3년을 키우는데, 고기의 맛을 더하기 위해서 맥주를 먹이고 맛사지를 정성껏 해준다. 이렇게 하면 시모후리가 예쁘게 골고루 생기고 부드러우며 지방분이 달다고 한다.
그리고 소들 중에서도 암컷의 처녀소로 상급의 등급을 받은 고기만이 마츠자카 브랜드로 출하가 된다. 출하된 고기는 이 브랜드 협회에 가입한 상점에서만 팔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기 맛은 알아 가지만 1000엔 이상의 고기는 왠지 사기가 망설여졌다. 그런데 큰 맘 먹고 한번 사 보았다. 두 사람의 생일날, 외식보다는 집에서 고기 구워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니... 그래도 나는 손이 작다. 100g당 1200엔 짜리 192g의 살로인 스테이크 한 장이 2304엔이니 두 장을 사기가... 흙으로 만든 화로(しちりん)에 숯불을 피우고 구우니, 기름이 자르르 흐르며 씹지 않고도 부드럽게 녹으며 넘어가는 고기의 맛이란... 아무 생각 없이 행복했다.  (2000.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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