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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술  청주(淸酒) (2)

 

 

일본 청주의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성분이나 제조방식에 따라 어느 정도 분류가 가능하다.  일관된 기준에 의한 분류는 아니지만 청주병의 라벨에 씌여져 있는 표시들은 다음과 같은 술의 성분이나 제조방식 등을 나타내고 있다.

 

[ 吟釀酒 ]

 

우선 긴죠우슈(吟釀酒).  明治31년에 시작된 주류품평회는 당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던 나다(灘)의 술에 대항하기 위하여 일본 전국 각지의 지자케(地酒)를 보급시키려는 목적에서 개최되었다고 한다. 이 품평회에서 1936년, 1937년 연속해서 우승한 것은 아키타(秋田)현의 명주 “아라마사(新政)”라고 한다. 이 술이 청주 붐을 일으킨 긴죠우슈(吟釀酒)의 제1호라고 한다.  이에 나다(灘)의 양조업자들이 잔뜩 긴장을 했으나, 결국 吟釀酒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수십년 후의 일이다.

긴죠우슈(吟釀酒)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과일향인데, 이 향기가 그리 간단하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선 사용하는 쌀은 술을 담기 위해 재배된 야마다니시키와 같은 고가의 쌀을 사용하고, 다음으로 이 쌀을 50~60%까지 精米하는데 우리가 먹는 보통 쌀의 정미도가 10%정도이니 쌀을 어느 정도 깎아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동그란 유리알같이 깎여진 투명한 쌀을 “츠키하제(突き破精)”라는 특수한 누룩으로 저온 발효(10°C 이하)시키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를 맞추는 것이고 이 양조기술자(杜氏: 토우지)의 실력이라고 한다. 


왼편부터 밥짓는 쌀(90%), 보통주(70~78%),
吟釀酒(60%), 大吟釀(50%) - 청주 메이커 겟케칸 전시관에서 (교토 후시미)


吟釀酒나 吟釀純米酒용 (60%),  동그랗게 깍여진 大吟釀용 쌀알(40%) - 청주 메이커 키자쿠라 전시관에서 (교토 후시미)

 

이러한 吟釀酒는 원래 양조장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품평회에 출품하기 위하여 만들었던 술로 극히 소량만을 만들었기에 일반인들이 쉽게 구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판을 목적으로 吟釀酒를 만드는 곳이 많아 동네 술가게나 수퍼마켓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저렴한(?) 가격의 吟釀酒(중병에 2~3천엔)도 나오고 있다.

 

처음 吟釀酒를 마신 것은 8년쯤 전의 일이다. 아내가 아는 분으로부터 선물로 받았다며 청주 댓병을 들고 들어온 것이다.  고치(高知)현의 술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청주는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뒷방에 넣어두고 있다가 어느 날 한잔 마시게 되었다.  짐작으로는 상당히 비싼 - 적어도 1만엔은 넘을 - 청주라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마셔보니 긴가 민가한게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었다. 


금상을 탓다길래 궁금해서 사본 大
吟釀

단지 가끔 마시는 팩에 든 일반 청주와 다른 점은 누룩냄새보다는 새콤한 향기가 강하고 뒷맛이 깨끗하다는 것이다.  마치 ‘우량예’ 같은 중국 백주에서 나는 과일향 비슷한 향기가 나고, 뒷맛이 텁텁하지 않다.  하지만 비싼 양주나 중국 명주에서 느낄 수 있는 강렬한 맛과 향은 아니고, 일반 청주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청주의 맛을 조금씩 구별하게 된 이후에도 吟釀酒를 마시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손님에게 맛이나 한번 보라고 어쩌다가 시켜보거나 아니면 맛이 궁금해서 마셔보는 정도일 뿐이다.

 

나고야 지역에서 유명한 吟釀酒는 쿠(空)라는 술이다. 토요타시 인근에서 생산되는 술인데, 공급조절을 해서 그런지 쉽게 구할 수가 없다.  가끔씩 이 술을 파는 술집이 있는데 한잔에 1,500~2,000엔 정도에 팔고 있다.  술맛?  일반 청주에 비해서는 맛있다.

[ 純米釀造, 本釀造 ]

쥰마이죠우조(純米釀造)는 글자 그대로 쌀로만 만든 술로 설탕이나 양조용 알코올은 일체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혼죠우조(本釀造)는 쌀, 누룩, 물 이외에 양조용 알코올을 사용한 술을 말한다. 양조용 알코올은 사용했지만 양조용 당류는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本”자를 붙였다고 한다.

내가 주로 마시는 청주는 本釀造이다.  수퍼마켓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국주(?)인 겟게칸(月桂冠)이나, 키쿠마사무네(菊正宗), 하쿠츠루(白鶴) 등에서 나오는 종이팩에 들어있는 청주의 대부분은 本釀造라고 보면 된다.   물론 병에 들어있는 청주중에도 本釀造가 많이 있다.   本釀造가 가장 대중적인 청주이긴 하지만 吟釀酒나 純米釀造에 비해 술맛이 특별이 떨어진다거나 가격이 훨씬 싼 것은 아니다.  술꾼들은 本釀造를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는 하지만 비싸서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니가타(新潟)현의 쿠보타(久保田 千壽)도 本釀造이다.

 

[ 生酒 ]

原酒 또는 가공주(물탄 술)를 출하할 때 가열살균을 하지 않은 술.  최근 특수필터를 사용하여 잡균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져 시중에 유통되게 되었다고 한다.  生酒는 선도가 생명이라, 술에 살아있는 효모를 죽이지 않으려면, 저온(10도 전후) 보관해야 한다.


주로 사서 마시는
本釀造 - 가운데 것은 비싸서...


같은
本釀造라도 왼편은 '특선'이라고 값이 2배쯤 한다.

일본주의 상표중에는 지명이나 동식물 등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 있으나,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상표명이 xx正宗(xx마사무네)라는 상표이다.  키쿠마사무네(菊正宗), 사쿠라마사무네(櫻正宗) 등 이름뒤에 마사무네(正宗)를 붙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는 정종이라는 명칭이 마치 청주의 대명사처럼 쓰인 적이 있다.

처음으로 일본주에 마사무네(正宗)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正宗의 선조 야마무라타로우자에몬(山邑太郞左衛門)이라고 한다.  새로운 술을 개발하여 상품명을 놓고 고민하던 중 평소 존경하던 스님을 찾아가자 책상위에 놓인 經文이 “린자이세이슈(臨濟正宗)”였다.   正宗을 音讀할 경우 세이슈우(せいしゅう), 淸酒는 세이슈(せいしゅ)로 발음된다.   '바로 이거다' 라고 생각한 야마무라타로는 자기가 만들 술에 "~~ 淸酒"라는 이름 대신 "~~正宗"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이를 訓讀하여 "~~"마사무네"라고 불렀다.   이러한 이름을 붙인 청주가 대히트를 치자 일본 전국에 xx正宗이라는 술이름이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劍菱(켄비시) - 本釀造

 청주에 붙어있는  라벨을 보면 甘口, 辛口 등의 글자가 씌여있는 경우가 있다.  술을 담글 때는 밥에 누룩을 섞은 후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는데 이 때 효모를 강하게 하면 술이 카라구치(辛口: 쓴맛)가 된다고 한다.  반대로 누룩을 강하게 하면 아마구치(甘口: 단맛)가 된다고 한다. 甘口, 辛口를 나누는 기준은 “日本酒度”라는 수치로도 알 수 있는데,   섭씨 +15도의 물의 비중을 제로로 했을 때 당분이 많은 甘口의 술은 마이너스, 당분이 적은 辛口의 술은 비중이 가벼워져 플라스가 된다고 한다.

술꾼들은 辛口를 먹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가라구치(辛口)를 대표하는 술로 劍菱(켄비시)라는 술이 있다.  이 술은 1504~21년 伊丹(이타미)에서 만든 것으로 500년 가까운 전통을 가진 명주로  도쿠가와 8대 將軍 吉宗의 御膳酒였다고도 한다. 

劍은 남자의 심볼을 나타내고 菱은 여성을 표시한다고 하는데 라벨을 보면 삽입을 의미한다고 할 수도 있다.  확실히 이유는 알수 없지만, 당시 남녀화합이 회춘의 의미가 있어 이술을 마시면 회춘 불로장수의 묘약이라는 의미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도부로쿠 - 맑게 보이지만 병아래에는 하얗게 가라앉아 있다.

 飛?白川鄕(히다 시라카와코)는 일본의 전통적인 초가집이 보존되어 있는 마을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은 겐지(源氏)가문에 패한 헤이지(平氏) 가문의 몰락한 무사가 산간지역으로 도망쳐와 세운 마을이라고 하는데, 이 산간마을에서 매년 관광객들에게도 술을 돌리는 도부로쿠 마츠리(どぶろく祭り)라는 축제가 열린다.

 

예전 이곳으로 도망쳐온 平家의 무사(落ち武士)들이 누룩과 찐쌀로 만든 걸죽한 술을 만들어 마신 이후, 白川鄕(시라카와고)에서는 이러한 하얀 탁주를 “도부로쿠(濁酒)”라고 하여 마을의 지자케(地酒)로 계속 이어왔다.  청주는 이러한 도부로쿠를 걸러서 만든 것으로 17세기 초반에 시작된 술이다.  

 

맛?  아직까지 내 입맛에는 막걸리에 설탕타고 소주탄 맛이다.  

 

일본 청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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