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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우 동

 

우동(うどん)에 대한 처음 기억은 칸사이(關西)공항에 도착하여 얼떨결에 먹은 튀김우동.    외국이고 말 한마디 모른다는 사실에 바짝 쫄아서 먹은 우동이기에 솔직히 그 맛이 생각나지 않는다. 단지 튀김을 얹어서 국물에 기름끼가 뜨고 느끼하게 여겼다는 생각만 난다. 두 번째 먹은 우동은, 1996년 10월말부터 일본어를 공부하게 되었는데 모임에 가는 도중에 어느 우동집에 들어가 가장 싼 키츠네 우동을 주문했는데, 우동 그릇을 앞에 놓고 정말 한심했다. 그릇 안에는 면과 국물,   그리고 유부 조각 한 장 달랑 얹혀있고 반찬으로는 단무지 한 조각도 나오지 않았으니... 꾸역꾸역 면을 삼키고 있자니 왠지 눈물이 나왔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먹지는 않았는데... 세 번째 진짜 실패한 우동은, 어느 가게 앞에 있는 실제처럼 잘 만든 음식 샘플을 한참동안 보고 맛있어 보이는 明石야키우동을 주문했다. 날씨도 쌀쌀하고 감기 기운이 있어 뜨거운 국물을 먹고 싶었는데, 나온 우동을 보니 이거 왠 일! 노랗게 익은 타코야키(문어풀빵)가 면 위에 얹혀있기는 한데 국물이 케챱이 안 들어간 탕수육 국물 같았다. 샘플로는 그냥 국물인지 전분이 들어간 국물인지 구분이 안되어서 결국 실패. 이 이후로는 한참동안 우동을 먹지 않았다. 하긴 한국에서도 우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너무 시커먼 간장 국물이 영 맛이 없었다.


산사이 우동

얼마가 지나고, 일본어를 공부하러 갈 때는 점심을 밖에서 먹게 되는데 이것저것 먹다보니  더 이상 새로운 음식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千理中央驛 지하 상점가에 있는 讚兵衛라는 소바집에 들어갔다. 사실 이 집은 예전에 키츠네우동을 먹었던 집으로 각오를 하고 들어가 이번에는 산사이우동(山菜うどん)을 시켰다. 보아하니 산채라고 하니 기름기 없고 면 위에 반찬 대신 이것저것 씹을 것이 나오리라는 생각에... 생각대로 나오긴 했는데 山菜라는 것이 우리와 종류가 달랐다. 대충 고사리, 팽이버섯 같은 작은 버섯, 작은 대나무 순 등이 들어가 있는데 그런 대로 맛있었다. 물론 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슈퍼에서 파는 팩에 든 제품을 사서 단지 면 위에 얹어주는 것이다.

이 우동에다가 시치미(七味,고춧가루에 여러 재료를 넣어 꼭 라면 스프와 같은 맛으로 일본인들은 음식에 아주 조금만 쳐 먹는다.)를 잔뜩 넣어서 먹으니 땀도 엄청 흘리고 정말 시원하게 먹었다. 그 다음에도 몇 번 먹으면서 서서히 시치미를 넣지 않고 먹게 되었는데 먹다보니 면발과 국물 맛이 끝내주었다. 다른 가게에서 먹는 우동면은 조금 굵고 너무 힘없이 씹히는데 여기는 얇으면서 탄력성이 있어 입안에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듯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거의 씹지 않고도 미끄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는데 뜨거운 국물과 함께 이상할 정도로 잘 어울렸다. 그리고 국물에서는 거의 간장 빛과 맛을 느낄 수 가 없었다. 진하게 우려낸 가츠오부시(가다랭이를 말려서 얇게 썰은 것)와 다시마 국물에 薄口醬油(우스구치쇼유: 엷은 빛깔의 간장)으로 간을 하여서 국물 전체의 빛깔도 맑은 홍차 같다. 이것이 칸사이(關西)의 우동 맛이라고 한다. 이렇게 먹다보니 단무지 같은 반찬이 없어도 면의 독특한 맛과 국물의 진하면서 시원한 맛으로 훌떡 우동 한 그릇을 다 먹게 되었다. 다 먹고 가게 내부를 둘러보니 사누키(讚岐)우동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가마아게 우동

궁금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사누키는 카가와(香川縣)현의 옛 이름으로 여기서 생산하는 우동면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카가와에서는 다방에 우동 메뉴가 있고, 하루 한 번은 꼭 우동을 먹어야 금단증상이 안나온다고 할 정도로 우동을 좋아한단다. 아침 식사로도 우동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면은 加水率이 40%이상에 2시간 이상 숙성해서 손으로 밀며 만든다. 금방 나온 면을 15분 이내로 삶아서 뜨거운 물 안에 넣고 그대로 몇 가락씩 집어 츠유(つゆ)에 찍어 먹는 우동을 가마아게우동(釜あげうどん)이라고 하는데 밀가루 본래의 단맛을 즐길 수 있다

. 신기하게도 기본 재료가 맛있으면 복잡한 양념을 하지 않아도 그 재료의 맛 하나로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아는 사람에게 그 가게를 추천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일본 각지에서 유명한 면(麵)을 소개해 보면...  愛知縣은 키시멘(きしめん)과 미소니코미우동(みそこみうどん), 秋田縣은 稻庭우동, 山梨縣의 ほうとう, 富山縣의 氷見우동, 香川縣의 讚岐우동, 長崎縣의 皿우동, 大分縣의 やせうま, 奈良縣의 三輪소면, 兵庫縣의  *州소면 등이다. 다 제각기 최선을 다해 만들어 최고의 맛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오사카에 갔을 때, 겨우 시간을 내어 사진만 찍고왔습니다.  신사이바시 다이마루 백화점 뒷골목의 川福이라는 사누키 우동집입니다. (2003. 5)

덧붙이기 : 오사카를 떠나기 얼마 전 소개받은 우동집이 하나 있는데 시내 한복판인 신사이바시의 뒷골목에 자리잡은 사누키 우동집이다. 아쉽게도 이름을 잊어버렸지만 소개시켜준 사람이 오사카에서 최고라고 해서 가봤더니 증~~말 맛있었다. (<= 당시 배가 꽤 고팠던 탓일 수도 있음)

국물에 아무 것도 넣지 않은 가장 싸구려 우동인 가키우동을 시켜먹는데 그 더운 날씨에도 국물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일찌감치 알았더라면 자주 갔을텐데 아쉽다.

또 하나 한국에서 모회사 회장이 오면 꼭 들른다는 우동집이 '미미유'라는 집인데 관광잡지에도 소개되는 유명 우동집으로 혼마찌 뒷골목에 몇 개의 점포가 있다. 본점은 무슨 오래된 요정처럼 생겨서 겉보기에도 비싸 보이는데 생새우까지 넣어주는 우동전골로 유명하다.

그러나 우동맛을 따지자면 당연히 신사이바시의 사누키 우동집이지... 다음에 오사카에 갈 일이 있다면 그 집 이름과 위치를 알아와 띄우겠습니다.  (2000. 8.2)  

*** 참고  

2002년 9월 TV를 보다가 사누키 우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예전부터 사누키 우동은 있었지만, 9월6일 토쿄의 시부야공원 근처에 사누키 우동 가게가 문을 연 것을 계기로 토쿄에서 특히, 매스미디어들이 좀 법석을 떨었다. 토쿄의 우동과 다른 것이 토쿄에 진출했다는 것과 그리고 그 가게 형식이 패스트푸드점과 같다는 것이 신기했던 것 같다.
셀프 서비스이고, 우동과 맛있는 국물만 얹은 "카케우동"이 100엔, 그 위에 얹어 먹고 싶은 튀김이나 유뷰등을 따로 골라 다 같이 계산을 해도 250엔 정도이니, 다른 가게에 비하면 엄청 싸서, 기존의 패스트푸드점과 다를 것이 없다. 이렇게 토쿄까지 사누키우동 체인점이 진출한 이유는 카가와현 내에 우동 집이 700여군데를 넘는다고 한다. 포화 상태이다 보니 결국 전국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동의 본고장, 카가와현. 그 이름 값을 하기 위해서, 우동의 재료인 밀 가루가 대개는 호주산인데, 그것을 일본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좋은 품질의 밀을 개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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